역사의 사회문제를 파고들 때 돈의 문제를 따라가면 그 실체가 보이게 되고 그 실체를 둘러싼 인간의 행동양식이야 말로 역사라는 현상 그 자체가 된다.
역사는 돈이다 ( 강승준 교수 ) 자자는 현재 한국은행 감사로 재직 중이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제학 석사학위와 미국 미주리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의 첫 번째 책인 "역사는 돈이다"는 금융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읽는 관점에서 쓰였으며, 금융과 역사의 상관관계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지금의 세계정세는 불안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 대만문제, 이스라엘 사태등 국지전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강대국 지도자들의 리스크도 있다.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은 장기 집권을 위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지금의 평화가 언제 까지나 계속되리라 보장은 없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임진왜란은 오랫동안 평화가 지속되면서 나라밖의 일 대신 국내의 권력다툼에 정신이 팔려 전쟁에 전혀 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터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병자호란 때에도 조선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전혀 모른 채 유교에 갇혀서 세상의 위협에 눈을 감았다. 위정자들은 자신의 이익만 챙기느라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했다. 그리고 결국 20세기에는 나라를 빼앗겼다. 해방된 지 5년도 안되어 또다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과거의 굴곡진 영웅의 역사가 다시 반복되게 해선 안된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 대국 대접을 받고 있지만 국제, 정치, 군사적으로 보면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인구 5000만의 작은 나라에 불과하다.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
이익의 보상체계를 국가가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은 줄어가고 , 집값은 청전부지로 올랐다. 사교육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부자 부모를 만나지 못한 대부분의 청년들은 앞날이 막막하다. 자기 자신하나도 해결하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어떻게 자식을 낳아 키우라고 하겠는가? 흉부외과나 신경외과의 의사가 모자란 것도 같은 이치다. 피부과, 안과, 정형외과, 성형외과의 의사는 안전하고 개인병원을 차려 돈을 벌기도 좋다. 그러려고 고생해서 의사가 된 것이다. 어지간한 인류애가 아니라면 돈도 많이 못 벌고 , 힘들고 , 의료 소송에 취약한 흉부외과나 신경외과를 갈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공명심이나 애국심 이타심으로 행동하기를 바라서는 안된다. 개인의 건강한 사익추구가 국가에도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개인이 돈을 위해 열심히 뛸수록 , 국가에도 이익이 되도록 사회, 경제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국가가 할 몫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돈이었다.
세상사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정의와 명분이 있고 한편으로는 이익여부를 따지는 실리가 있다. 명분과 실리가 일치한다면야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일들 많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끊임없는 학살과 전쟁이 있었고 불과 100여 년 전까지도 노예무역, 아편 전쟁, 유대인 학살 같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발생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당시 사람들은 이런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을까? 그때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가 달랐던 것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때도 인간의 양심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결론은 그들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이해 득실에 따라 행동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양심보다 돈을 택한 것이다.
세계사에 도도한 흐름에는 언제나 돈이 있었다
위대한 민주주의 상징과도 같은 프랑스 대혁명이나 미국의 독립선언도 불공정한 과세에 대한 불만 때문에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100년 전쟁, 영국의 청교도 혁명과 명예혁명등 역사적 큰 사건의 배후에도 언제나 돈이 있었다.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이렇듯 인간사 대부분은 돈으로 설명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다만 그들 마음속 중심에 돈이 있다는 게 드러내는 것이 싫어서, 신앙심, 국왕에 대한 충성, 순고하고 가치 있는 혁명으로 포장했을 뿐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애덤스미스의 솔직 담백한 선언이 나오기 전까지 인간은 돈이 역사의 전면에 나오는 것을 매우 꺼렸다. 내가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사에 도도한 흐름에는 언제나 돈이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세상에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이었다. 돈으로 인간사를 바라본다는 것이 너무 비관적이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역사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세상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를 길러 준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치적 신념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현재 돈과 권력을 누가 가졌야 이다. 그 돈과 권력이 어떻게 흐르느냐에 따라 세상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에서 현재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