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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데이비드 이글먼 )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쓸 때 손에 줜 펜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했던 것이나 지드래곤이 'This love'를 작사하는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스스로 놀라움을 표현한 일 모두 그 중심에는 '무의식'이 있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는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로 다시 한번 국내에 이름을 알린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의 초기 연구서다. 2011년 출간 이후 10여 년이 지났지만 책이 주는 메시지는 유효하다. 뇌는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인 정답이 없는 가능성의 세계 이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책표지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데이비드 이글먼 David Eagleman ) 저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신경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뇌 가소성, 시간 지각, 공감각, 신경 법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5년에는 PBS(미국공영방송) TV 프로그램 '데이비드 이글먼의 더 브레인'을 진행하여 뇌과학의 최신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며 "뇌과학계의 칼 세이건"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의 저서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가 무의식적인 뇌 활동에 의해 어떻게 지배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탐구합니다. 이 책은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생물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인간 존재와 자기 이해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룹니다. 특히, 자유의지와 사법 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통해 행동이 뇌의 물리적 상태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사법적 판단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제시합니다. 또한, 우리의 정신이 단일하지 않고 여러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성과 충동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인간의 내면을 조명합니다. 

 

 

이제 우리는 내면 우주의 광대함을 처음으로 언뜻 목격하는 중이다.

우리 내부에 숨어 있는 우주는 자기만의 목표, 책임, 논리를 갖고 있다.  뇌는 우리에게 외계의 것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기관이지만 그 세세한 회로 패턴이 우리의 내면생활을 조각해 낸다.  뇌는 얼마나 당혹스러운 걸작인 지, 그리고 이 뇌에 주의를 돌릴 수 있는 의지와 기술이 있는 시대에 살게 된 우리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우리가 우주에서 발견한 가장 놀라운 것 그것이 뇌이고 , 그것이 우리다.  내 머릿속에 누가 있는데 내가 아니야, 거울 속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라.  멋지고 잘생긴 모습뒤에  네트워크로 이루어진 기계가 숨은 우주처럼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이 행성에서 가장 분주하고 가장 밝게 빛나는 존재다.  우리의 이야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우리가 아는 한 지구상에 우리만큼 복잡한 시스템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스템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해독하는 일에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고 있다. 

 

 

뇌가 변하면 우리도 변한다

직관적으로는 생각에 물리적 기반이 없어서 바람에 날리는 깃털 같다고 여기기 쉽지만, 생각은 사실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1.4킬로그램짜리 작전 통제 센터의 온전함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우리 자신의 뇌 회로를 공부하면서 우리는 가장 먼저 간단한 교훈 하나를 얻는다.  행동과 생각과 느낌 대부분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뉴런으로 이루어진 광대한 정글이 알아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는 뇌의 기능에 기대어 내면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뇌는 스스로 쇼를 진행한다.  뇌가 수행하는 작전 대부분은 우리 의식이 지닌 보안등급을 넘어선다.  ' 나'에게는 그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의식은 요약판 신문과 같다

뇌는 24시간 내내 분주히 움직인다.  거의 모든 활동이 국지적으로 일어난다는 점도 국가와 똑같다.  작은 집단들이 끊임없이 결정을 내리고 다른 집단에 메시지를 보낸다.  이런 국지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더 큰 연합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정신이라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읽을 무렵이면 중요한 활동과 거래는 이미 이루어진 뒤다.  막후에서 벌어진 일에 우리는 거의 접근할 수 없다.  놀라울 정도다. 우리가 느낌이나 직감이나 생각이라는 형태로 낌새를 알아차리기 전에 모든 정치적 움직임이 이미 바닥부터 지지를 얻어  멈출 수 없는 수준까지 진전되어 있다.  우리는 그 정보를 맨 마지막에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상한 종류의 신문 독자라서 헤드라인을 읽으면서 마치 자신이 그 생각을 처음 해낸 것처럼 공치사를 한다.  ' 방금 좋은 생각이 났어, 기쁨에 차서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은 이 천재적인 발상이 뇌리에 떠오르기 전에 뇌가 이미 엄청난 양의 작업을 해 놓았다.  막후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올려 보낸다는 것은, 신경회로가 몇 시간, 며칠, 몇 년 동안 정보를 통합하고 새로운 조합을 시험하는 작업을 해 왔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막후에 숨어서 움직이는 이 광대한 기계에 별로 감탄하지 않고 그 공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다. 

 

프로이트는 환자의 의식에서 행동의 원인을 전혀 찾을 수 없을 때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뇌를 기계와 비슷하게 보는 새로운 견해를 이용해서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원인이 틀림없이 저변에 깔려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새로운 시각에 따르면 정신은 단순히 우리에게 친숙한 의식과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훨씬 더 큰 부분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빙산과 비슷했다.  이 간단한 생각이 정신의학을 바꿔 놓았다.  전에는 정신적인 이상현상을 약한 의지력, 악마, 빙의 등으로만 설명할 수 있었다.  프로이트는 물리적인 뇌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