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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파킨스 병으로 얻은 인생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

 

돌이켜 보면 후회되는 게 왜 없겠는가.  그렇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걱정이 별 도움이 안 되듯, 후회 또한 별 도움이 안 되긴 마찬 가지다.  그럼에도 한 가지 후회되는 게 있다면 인생을 숙제처럼 해치우듯 살았다는 것이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책표지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김혜남 ) 이 책은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던 저자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인생을 다시 살아가며 얻은 깨달음을 공유합니다.

 

 

파키스병

파킨슨 병은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뻣뻣해지고,  몸이 굳는 증상이 나타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그래서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심지어 글씨를 쓰고 얼굴표정을 짓은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파킨슨병을 묘사할 때  온몸을 밧줄로 꽁꽁 묶어 놓고는 움직여 보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는데 그 말이 꼭 맞다.  보통 파킨슨 병에 걸리고 15년이 지나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장애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치매와 우울증, 사고력저하 등을 동반하는데  아직 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그저 약으로 병의 진행을 더디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불치병이라는 소리다. 

 

 

소중한 시간

내가 파킨슨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면 사람들은 대부분 참 안 됐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어쩌다 한참일 나이에  몹쓸 병에 걸려 이런 고생을 하는가 안타깝다는 얼굴이다. 그러나  나는 괜찮다. 병이 이미 내 건강에 많은 부분을 앗아갔고 앞으로 지적 능력까지 빼앗아 갈지 모르지만  아직 닥치지 않은 일이니 걱정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없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걱정으로 시간을 낭비해 버리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  고통과 고통사이에는 반드시 덜 아픈 시간이 있고 약을 먹어서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난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 상상하며  고통을 견뎌 낸다.  그래서 그 시간이 되면 운동을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떨고, 산책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딸을 위한 떡볶이도 만들면서 내 인생을 즐긴다.  아마도 내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 있는 법이고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이 기다리고 있는 법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길도 있을 수 있는데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문이 닫힌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니 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 있는 법이고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이 기다리고 있는 법이니까. 정말이지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생이고 끝까지 가봐야 하는 게 인생이다. 

 

 

도종환의 시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은 산기슭기에도 

살아서 재를 떨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엔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다. 

돌무더미에 덮여 메말라버린 골짜기에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어차피 사는 거, 재미있게 살다 가면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