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비밀의 책이자 신비의 도구이다. 상징적 이미지는 일종의 압축코드와 같아서 다양한 복합적 의미들이 하나의 이미지 안에 농축되어 있다. 그러므로 상징 이미지 안에 압축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압축 파일을 풀어야 한다. 이 말은 쭈그러진 그림이 있는 풍선을 부풀리는 것과 같다. 그럼 그림이 선명하게 보인다 즉 연관된 이야기나 사건을 연상을 통해 다시 살펴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장미의 열쇠 ( 김융희 ) 신화와 예술과 영혼을 탐구하시는 인문한자이신 저자는 이 책에서 타로를 통해 서양의 신화, 심리학, 철학, 예술을 인문학적으로 다루며, 타로 안에 담겨있는 서양의 신화와 상징, 그리고 각 이미지에 숨겨진 의미를 탐구합니다. 또한 타로를 통해 자아 탐색 여정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동안 독자 역시 자신의 여정을 떠나 스스로의 자아를 모색하고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 책은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징, 철학 등의 갖가지 인문학적 지식과 함께 연금술, 점성학 등의 서양의 오컬티즘/비학의 지혜를 습득하게 해 줍니다.
타로를 다른 말로 아르카나라고 부른다.
아르카나는 비밀이란 뜻이다. 아르카나는 상자, 궤짝, 방주를 나타내는 라틴어 아르카에서 나온 말이다. 타로는 비밀이 담긴 그림이다. 누가 처음 그렸는지, 무엇 때문에 그렸는지, 무엇을 전하려고 그린 것인지, 아무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그 기원은 지나간 안갯속에 묘연히 사라져 버렸다. 분명한 것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그림에 매혹당하고 여러 가지 용도로 그림 이미지를 사용하며 자신만의 해석을 더해 풍부하게 변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에 생산되고 있는 타로는 자고 일어나면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당신도 나도 자기만의 타로를 그릴 수 있고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타로가 존재의 신비와 신비를 전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이며, 일상의 안전과 행운과 성공너머에 자리한 삶의 또 다른 의미를 비추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타로는 신화 예술 작품과도 유사하다. 은유와 상징의 언어로 존재의 신비와 비밀을 전하니 말이다.
한 장의 카드 안에는 너무나 많은 상징과 의미가 들어 있다.
타로는 심리학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무의식에 관한 내용을 드러냈으며 철학자들이 긴 대화를 통해 전하고자 한 우주와 존재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게다다 시인과 예술가들이 즐겨 그렸던 고대 신화를 비추기도 한다. 그 모든 게 이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의 카드에 담겨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타로는 쉽게 의미를 파악하여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게 만드는 신호체계가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 익숙한 사고방식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우리를 멈칫하게 만드는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상의 많은 아이콘이 빠른 판단을 요구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면 타로는 우리를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문 앞에선 기분이 들게 한다. 늘 즉각적이고 편리하게 반응하던 세계가 갑자기 우리를 밖으로 밀어내 다른 차원에 동떨어진 느낌을 들게 만드는 것이다. 타로가 전해주는 의미의 차원에 접속하려면 수수께끼를 푸는 심정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이미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늘 하듯이 즉각적으로 넘겨짚어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처음 만난 사람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이 찬찬히 그림을 살피고 그림이 전하는 말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내 마음이 조용해지면 그림 속주인공은 자신이 전하고 싶은 말을 천천히 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