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결정 (페터비에리) 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 페터 비에리가 2011년에 열린 강연을 기록한 책으로,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명확한 정체성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첫 번째 강의: 자기 결정은, 타고난 것들은 바꿀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과 소망을 배우고, 자신의 삶을 테마로 삼아서 성찰하고, 자신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문학과 독서는 이러한 과정에서 강력한 아군이 될 수 있다.
- 두 번째 강의: 자기 인식은 자유의 원천이며 행복의 원천이기도 하다. 자기 인식의 요소 중 하나는 자기 삶의 시간과 자유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다. 기억은 사람을 가두는 감옥이 될 수 있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을 차단할 수도 있다. 기억이 휘두르는 전횡(권세를 혼자 쥐고 제 마음대로 함)을 막는 방법은 오직 자기 인식뿐이다.
- 세 번째 강의: 존엄성은 자기 결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허수아비로 만들거나 조종함으로써 존엄성을 빼앗는다면, 존엄성의 상실은 자기 결정의 상실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복종하여 나의 존엄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거나 약물, 성공 등에 중독되는 것도 나 자신에 대한 결정권, 즉 내 권위를 잃어버린 것을 뜻한다.
이 책은 김영하북클럽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많은 독자들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는 평가를 했습니다. 다음은 일부 서평입니다. 《자기 결정》에서 페터 비에리가 말하는 철학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염치를 강박적으로 따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등 타인의 시선에 스트레스받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소설 쓰기를 통해서 자기 결정적 삶을 연습해 볼 수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모든 멤버들이 자기 상상력의 범위가 곧 자아상의 한계임을 절실하게 느꼈고 픽션 쓰기를 통해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짜릿한 지를 확실히 알게 됐다.
--내가 원하는 많은 것들은 타인이 내게 말했던 것에 영향을 받아 특정한 것을 믿고 느끼고 바라도록 만들어진 데에 기원할 때가 많습니다. 인간관계의 사슬을 작동하는 사람은 타인이며 그 사실 끝에서 나의 경험과 그에 따른 행동도 변화하지요 그렇다면 나는 타인의 도구나 장난감의 일종인 꼭두각시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만일 내가 매 순간마다 자신의 과거가 드리우는 그림자와 외부의 영향이 미치는 자기장 안에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자기 결정권 운운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모두 자기기만을 숨기기 위한 말장난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내면세계가 외부와 아무리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세계와 또 다른 하나의 세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과 소망을 주관하여 말 그대로 삶의 작가요 그의 주체가 되는 삶이고 , 다른 하나는 어떤 사건을 단순히 맞닥뜨리거나 당하여 그로 인한 경험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압도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주체가 되는 대신에 단순히 경험이 펼쳐지는 무대가 될 수밖에 없는 삶을 가리킵니다. 자기 결정을 이해하는 것은 바로 이런 차이를 이해하는데서 출발합니다. --
--언어로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혼란스러운 느낌은 감정적 확신으로 변화합니다. 이것을 일반화해 본다면 경험을 나타내는 우리의 언어가 세분화될수록 경험 자체도 세분화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감정 교육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표현이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에 그치지 않고 내적 구조까지 변경하는 이러한 과정을 다르게 표현한다면 자기표현과정을 통해 개인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작업을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의식적인 것을 언어로 나타냄으로써 의식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이 작업의 하나지요. 어떤 경험에 대한 새로운 서술을 찾아내는 데 성공해서 이제 그 감정이 어떤 사람에게 느끼는 단순한 부러움이 아니라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포함된 것을 밝혀낸다면 나의 의식은 새로운 국면에 도달하게 됩니다. --
--우리가 자신의 감정에 동감하여 그 감정을 정신적 정체성에 융합시킬 수 있는 바탕인 현실적인 자아상을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죠 그리고 제가 보기에 이러한 융합은 자기 결정이 의미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왜 야하면 감정은 임의로 켜거나 끌 수 있는 것이 아니 뿐더러 싫다고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냉정함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주장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감정과 더불러 살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가르쳐 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감정에 이리저리 튕겨나가는 고무공이 되지 않는 것 그리고 감정이 가진권력을 우리 안에서 휩쓸고 돌아다니는 이물질로 경험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긍정된 정신적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느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