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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 ( 고통의 비밀 , 몬티 라이먼 )

 

통증이란 단순히 상처에 대한 반사적 반응이 아니라, 유기체의 건강상태에 관한 판단이다

 

통증은 신체의 손상이 없어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질적인 만성통증은 뇌의 과잉보호가 원인일 때가 많다.  만성통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증거기반 치료법이다.  즉 뇌에 위협이 되는 증거는 줄이고 안심할 수 있는 증거를 계속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상태를 부정하고 통증과 싸우는 방식은 효과가 없다. 

 

 

고통의 비밀 책표지

고통의 비밀  ( 몬티 라이먼 )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교 소속 연구원이며, 의사이자 작가입니다. 이 책은 2020년 영국 왕립의학 협회 통증 분야 논문상을 수상한 내용입니다.  이 책은 심오한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며,  통증의 본질을 고찰함으로써 통증에 대한 우리의 인식세계를 새롭게 확장시킵니다.  저자는  통증에 굴복할 필요가 없으며, 통증과 싸우면서 인생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신체에 이상이 없으면 정신적인 문제라고 판단한다.  의료계에 종사하거나 종사하지 않는 사람 대부분이 명시적으로 몸과 마음은 완전히 독립된 실체라는 이원론에 갇혀 있다.  이 생각은 현대 통증 과학을 통해 잘못된 사실로 밝혀졌다.   통증은 몸에 상처가 났다고 알려주는 현상이 아니라 몸을 보호하라는 신체의 반응이다.   불쾌한 감정을 일으켜 몸을 보호하게 하는 현상이다. 

 

 

통증을 근본원리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이 말은 통증의 정의가 아니라, 절대적 진실이다.   통증은 왜 그토록 이상하고 변덕스러운지 , 왜 상처가 치유되어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은지를 설명한다. 통증이 손상의 직접적인 척도라는 생각에만 머문다면 우리는 통증의 이런 측면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통증은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며 , 반드시 조직손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첫 번째 단계다.  우리 몸에는 면역체계처럼 통증과 한 팀이 되어 있는 다른 보호 메커니즘이 있다.  하지만 통증에 대한 정의는 통증이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라는 통증의 역할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이 어떤 위험에 처해 있거나 일어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실제로 위험에 처해 있는지 , 혹은 손상이 되었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통증은 몸의 보호를 촉구하는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다. 통증은 항상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다양한 정도로 영향을 받는 개인적 경험이다 

 

 

우리 뇌에는 일종의 경호팀이 있다.

이 경호팀은 우리 몸을 보호한다는 최종목표 아래 여러 팀으로 나뉘어 일한다. 어떤 팀은 위험신호를 포함한 시간, 촉각, 후각적 입력 같은 일상적인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 어떤 팀은 감정, 경험, 집중, 신념, 예측등의 영역을 책임진다. 이들은 뇌 전체에 분산되어 각기 다른 책임을 맡고 있지만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계속해서 의견을 교환한다. 경호팀이 하는 일은 우리 몸에 위험과 위협이 되는 증거를 수집한 후 그 증거들이 실제로 위험이나 위협이 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위험이나 손상의 증거가 명확하면 경호팀의 최고 책임자가 우리의 의식적 마음에 몸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 명령이 곧 통증이다. 

 

 

우리 뇌가 통증을 인식하는 행위

전쟁 시 병원으로 몰려드는 부상자들에게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를 물어보고 원하는 병사들에게는 모르핀주사를 놓아주었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한 부상자 중 70% 이상이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고 모르핀 주사를 맞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심지어 아주 심하게 다친  병사들도 크게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  이후 자동차 사고나 산업재해로 병원을 찾은 사람들에게서는 정반대의 상황을 보았다. 사고로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반대로 70% 가까이 크게 통증을 호소하며 모르핀 주사를 맞길 원했다.  연구는 두 집단을 분석한 논문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두 집단 간에 차이가 난 이유는 부상의 정도 때문이 아니라 부상이면에 숨은 의미 때문이라고 했다.  전쟁터에서 다친 병사들은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다. 전쟁터에 남아있는 것보다 다쳐서 병원에 오는 것이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았다.  그러나 보스턴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은 안전한 상황에서 안전하지 않은 상황으로 처지가 바뀌었으므로 통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사례는 매우 극단적인 사례이며 현실적으로 다치는 것이 이득이 될 때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들은 우리가 위험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통증을 일으키는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를 깨닫게 한다. 

 

 

시각은 빛과 색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 외부 세계의 물체들을 의미 있게 이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통증도 이와 비슷하다. 통증은 몸이 손상되었거나 위험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 우리 몸이 손상을 입었는지 혹은 위험한 상태인지에 대한 뇌의 무의식적 판단이다. 시각은 보는 것 이상을 의미하고, 통증은 느끼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통증은 우리를 지켜주는 보디가드이자 수호천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