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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지혜로운 자에게는 역경은 기회다 ( 승화,배철현 )

 

나는 하나의 피조물이다. 그것은 수많은 충동과 이기심이 무질서하게 뭉쳐 있는 덩어리다. 나 스스로 그 덩어리를 방치하면 삶은 결국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피조물일 뿐만 아니라 내 삶을 개조할 수 있는 유일한 창조주다. 나는 나의 의지로 새로운 자신이라는 틀로 나를 주조하고 조각하는 장인이다

 

 

승화. 책표지

 

승화 ( 배철현 ) 배철현박사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인도 이란어와 셈족어 고전 문학을 전공했고, 인류가 남긴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면서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들을 4권의 시리즈로 정리했습니다.  그것이 심연, 수련, 정적, 승화입니다. 승화란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완성된 상태가 아닌, 더 나은 자신을 위해 혁신하려는 용기를 갖는 삶의 태도입니다. 단어의 어원과 개념 속에서 숨은 의미를 발굴해 풀어내는 저자의 문장들은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매뉴얼이 될 것입니다.

 

 

지혜로운 자에게는 역경은 기회다.

역경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예상한다.  그 고통을 극복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통해 자신도 놀랄 만한 인간으로 승화한다는 사실이다.   어리석은 자는 그런 역경을 상상한 적이 없다  모든 것들이 자신의 생각대로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라고 착각한다.  우주와 자연은 인간의 상상대로 돌아가는 법이 없다.  인간의 생각은 언제나 부족하고 편협하기 때문이다.  가을에 열매가 풍성하게 맺혔다고 기뻐하면, 그 기쁨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춥고 배고픈 겨울이 찾아온다.  사계절의 순환은 고통이라는 신비가 만들어내는 순리이자 섭리다.  고통은 생명의 존재 방식이다 고통이라는 관문을 거치지 않은 생물은 존재할 수 없다. 고통은 외부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성정을 위해 꼭 필요한 동력이자 기반이다. 동물로 태어난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가 고통이다.

 

 

고통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상상하는 연민과 미래에 다가올 고통을 상상하는 안목을 통해 생존해 왔다. 연민과 안목은 인류의 정신적인 유전자이자, 인간을 온전하게 만들어 주는 조각가의 정과 망치이다. 인간은 자신이 언젠가 없어지게 될 거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사는 유일한 동물이다. 고통은 변모를 시도하는 인간이 진입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터널이다.   고통은 내가 과거에 집착하던 군더덕이를 연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길어지는 고통은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라는 명령이다. 고통을 충분히 심오하게 수용하고 그 의미를 깨닫는 행위는 우리 자신을 관찰하고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다. 

 

 

고통은 나도 알지 못했던 실력을 발휘할 기회다

정신적인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항상 행복하고 번창한 가운데 인생을 보내는 것은 인생에 담긴 본질의 다른 반을 모르는 것입니다. 당신은 위대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만일 운명이 당신에게 당신의 덕, 당신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제가 당신이 위대한지 알겠습니까?  고통은 나도 알지 못했던 실력을 발휘할 기회다 우리 자신을 개조하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고통과 아픔이라는 잔인하지만 필수 불가결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가 지른 불길 속에서 스스로를 태워 재가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겠는가? 우리가 겪는 지금의 이 고통은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훈련이다

 

 

고독과 취미

인류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현재  인간의 수명이 100년으로 늘어난 지금  남은 50년을 우리 자신이 정한 문법으로 살아가야 한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창조적인 작업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애초부터 고독을 생활화한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많은 위대한 사상가들은 가족이 없거나 사회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데카르트, 뉴턴, 로크, 파스칼, 스피노자 , 칸트, 라이프니츠, 쇼펜하우워, 니체  그리고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학자들은 외톨이였으며 뉴턴은 독신주의자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의 관계를 새로 정하려는 노력이 고독이며  그 고독 가운데 자신을 위한 열정이 취미다.   내가 나를 위해 정기적으로 시간과 정성을 바쳐 즐기는 창조적인 행위이며 내가 자발적으로 자주 떠올리는 생각과 자주 하는 말, 무의식적으로 좋아해서 자주 하는 행위들이 나의 취미다. 

 

 

'로마제국의 쇠퇴와 멸망'의 저자인 영국 사학자 에드워드 기번 은 고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이해를 증진합니다. 그러나 고독은 자신을 천재로 둔갑시키는 학교입니다. 일생을 통해 이룩해야 할 업적의 일관성은 한 예술가의 고독이 만든 손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