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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당신이 잠든 사이의 뇌과학 ( 라훌 잔디얼 )

 

우리는 인생의 거의 3분의 1을 꿈을 꾸는데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삶을 위한 수면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잠이 아니라 꿈일지도 모른다. 

 

 

 

당신이 잠든 사이의 뇌과학  ( 라훌 잔디얼 Rahul Jandial ) 박사는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신경과학자로, 수백 건의 뇌 수술을 통해 뇌를 탐구해 온 전문가입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국립암연구소 지정 암 치료 전문 기관인 시티오브 호프(City of Hope) 재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저서 『당신이 잠든 사이의 뇌과학』은 인류가 오랫동안 궁금해했던 '꿈'의 비밀을 뇌과학의 시선에서 흥미롭게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꿈을 꾸는 동안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꿈의 이미지는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꿈이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에 과학적인 답을 제시합니다. 또한, 왜 어린 시절에 악몽을 가장 많이 꾸는지, 에로틱한 상상이 동반되는 꿈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 꿈에 얽힌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의미 있는 해몽을 통해 깨어 있는 삶에 대한 힌트를 얻는 방법까지 소개하며, 발달된 과학기술로 꿈의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지는 현시점에서, 인간의 삶에서 가장 오래된 기능이지만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던 '꿈'에 대한 흥미로운 뇌과학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뇌는 꿈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한다. 

꿈은  수면의 특정 단계에서 뇌 전기신호의 세기와 패턴을 측정하면 깨어있을 때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세기와 패턴을 보인다.  특히 감정이나 시각을 관장 하는 영역은 꿈을 꾸는 동안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때도 있다.  일반적으로 뇌는 깨어 있을 때 감정변형계 활동을 신진대사의 3에서 4% 정도로 조절하는 반면 꿈을 꿀 때는 놀랍게도 15% 가지 높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꿈을 꾸는 동안 깨어 있을 때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강도의 감정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꿈을 꾸고 있을 때 가장 생생하게 살아있는 셈이다.  꿈은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경험하는 것처럼 우리 몸과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꿈에서 경험하는 기쁨은 생리학적으로 깨어있을 때의 기쁨과 다르지 않고 ,  공포나 좌절, 성적흥분, 분노,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꿈에서의 신체적 경험이 실제처럼 느껴지는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꿈에서 달릴 때와 실제로 달릴 때 뇌의 동일한 부위가 활성화되고  꿈속에서 연인의 손길을 느낄 때 역시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감각 피질이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꿈에 예전에 살았던 장소가 나타난다면 이때는 시각적 인식을 담당하는 후두엽이 활성화된다. 이처럼 뇌는 꿈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한다. 

 

 

꿈을 만들어내는 상상력 네트워크

인간의 뇌는 자신의 기억과 현실사이의 괴리가 있을 때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특정 유형에 부분 기억상실증 환자도 이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데  그들은 기억나지 않는 일과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지어 낸다.  알츠하이머 환자도 가끔 이런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역시도 상상력 네트워크가 가진 힘이며  그 덕분에 꿈속의 줄거리도 매끄럽게 흘러간다.  우리는 스스로 꿈을 만들어 내기는 하지만 꿈속의 일들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꿈의 감독이라기보다는 주연 배우에 가깝다. 꿈을 꿀 때 신기한 것 한 가지는 꿈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형상화되어  다른 인물들과는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의 나와 꿈속의 내가 완벽히 동일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수년 수십 년 동안 꿈을 꾸면서 얻는 생물학적 또는 행동적 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은 실제로 많은 이론을 탄생시켰다. 예를 들어 우리의 대부분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을 꿀 때가 있는데 이는 꿈이 일종의 위협에 대한 리허설이며 안전한 방법으로 위협을 인식하고 대응하기 위한 연습이라는 이론이 있다.  그렇다면 꿈속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의 위협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파리 소로본 대학의 신경과 교소 이자벨 아르놀트는 시험에 대한 꿈을 자주 꾸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시험에서 약 20%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한다. 잠을 더 많이 자는 것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거나 시험 전 불안감이 높은 것이 더 낮은 점수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이를 두고 아르눌프 교수는  스트레스받는 부정적인 상황을 꿈속에서 시뮬레이션한 덕분에 학생들이 도움을 받았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꿈은 당신이 걸리게 될 병을 알고 있다. 

꿈행동 증상의 원인이 불분명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놀랍게도 진단 후 14년 이내에 97%가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에 걸린다.  꿈행동 증상은 대부분 폭력적이다. 대부분의 경우 꿈행동 증상환자는 깨지 않은 채 꿈의 내용에 따라 몸이 움직이는데  꿈속에 추격자를 피해 도망치다가 침대에서 뛰어내려 넘어지거나 벽에 부딪치기도 한다.  위협자와 레슬링을 하는 꿈을 꾸던 한 남자는 옆에서 잠들어 있던 아내의 머리를 공격하기도 했다.  꿈행동 증상을 보이고 전에 없던 유형의 악몽을 꾸는 것은 파킨슨 병의 임상적 전조 증상이다. 이 증상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 처음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심지어 수십 년 전에 발생하기 때문에 꿈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빠르게 조ㅇ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는 신체적 질병이 꿈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죽는 꿈을 꾼 남성과 이별하는 꿈을 꾼 여성은 검사 당시 확인한 병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임상결과가 더 나빠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  이는 꿈이 어떤 식으로든 병의 예우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