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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 김혜남 )

 

사랑은 지구사에서 축복받은 자가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비록 상처를 받을지라도 하는 게 낫다.  물론 인간이기에 사랑을 거부해 봐야 거부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다만 무의식이 어떤 사람을 선택하느냐 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임을 기억하자   모든 사랑의 감정은 진실하다.  다만 첫눈에 반한 사랑에 대한 과대 포장은 당신에게 치명적인 독이 될 수이다.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책표지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 김혜남 ) 정신분석 전문가인 김혜남의 사랑에 관한 치유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사랑을 원하지만 사랑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심리 치유서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자기 내면의 문제이며 그것을 치유해야만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원하는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은 20년 간의 정신분석을 토대로 과거의 상처가 현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영화, 책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성장을 멈춰버린 사랑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린아이 같이 말하고 아이처럼 유치한 장난을 치면서 깔깔 거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면서 닭살이라면서 눈살을 찌푸리지만 그게 바로 과거 어느 언저리에선가 멈춰버린 아이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왜야하면 연인들의 그 모습은 사랑을 갈구했지만 사랑대신 상처만입은 과거에 어린아이로 돌아가 다시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처대신 사랑이 내게로 온다.  ' 나 예쁘지?' 하고 물으면 사랑하는 이에게서 ' 넌 어떻게도 예뼈'라는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는 행복해져서 성장할 용기를 내게 된다. 아무리 사랑에 치이고 데었더라도 사람들이 다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안타깝게 도 요즘 사람들은 지독한 외로움으로 사랑을 절실히 원하면서도 사랑을 두려워한다. 

사랑이란 감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상처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친밀해지는 것조차 두려운 것이다 그들은 사랑의 현실에서 쉽게 좌절하고 , 분노하고는 또다시 사랑의 문을 닫아 버린다.  '다음에는 절대 내가 먼저 사랑 안 하고 그래서 상처 입지도 않을 거야'라고 결심하면서 하지만 상처를 두려워하면 사랑을 할 수가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에 상처 없는 무균실은 존재하지 않으며, 상처 없는 친밀한 관계 또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랑은  원래 상처 투성이인 인간끼리 만나 서로 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이다.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있어 주는 과정을 통해 각자가 스스로 가진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 안에서 성숙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내 안의 상처에 갇혀 있으면 사랑이 다가와도  그 사랑을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밀어 내 버리게 된다.  만약 무언가 당신의 내부에  당신의 사랑을 가로막는 게 있다면  이제는 피하지 말고 들여다봐라  그리고 그 상처도 당신임을 받아들이면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라. 당신의 마음속에서 성장을 멈춰버린 아이가 다시 용기를 내어 성장할 수 있도록 말이다 

 

 

첫눈에 반한 사랑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온몸을 내맡기기엔 너무 위험한 측면이 많다

첫눈에 반하다.  이런 강렬한 느낌은 사랑을 부르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며 사랑을 의심하지 않는 첫 번째 요건이 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종종 사랑을  과거 문이 쾅 닫치며  항상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독특한 감정 속에서 연인들은 난 전에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어 , 단지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했을 뿐이야 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감정과 관계가 과거와는 매우 다르다고 느낀다. 사랑의 경험은 과거시절 품었던 주제의 낡은 메아리가 아니라 이전에 지루했던 생활로부터 해방인 것이다.  그래서 연인들에게 사랑은 갑작스러운 것이며 전혀 새로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연인들의 주장과는 달리 그들의 사랑은 생각보다  과거와 매우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낭만적인 사랑아나 성인의 모든 인간관계는 이전 감정의 제 편집인 아이가 생후초의 어머니와 가졌던 유대감과 나중에 에디푸스 갈등과 관련된 아버지에게 느꼈던  감정의 지연이 바로 사랑의 끌림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므로 프로이트에게 모든 사랑은 재발견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사랑은 무의식의 운명이다.  오랫동안 무의식에서 갈망했던 대상이 바로 그 사람이며 그리고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자신이 내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그 사람인 것이다.  어느 날 어떤 사람에게 갑자기 빠져 들게 되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까 운명적인 만남이란 애초부터 없는 것이다.  특히 첫눈에 반하는 사랑의 경우 그 사랑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연인의 모습에 가까운 사람이며  그 대상은 자신의 내적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첫눈에 반한 사랑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재질을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무의식은 상대에게 자기 내부에 있는 것을 투사하면서 실제로 그와 유사한 특성을 가졌다고 판단되는 상대에게 강렬한 호감이 가는 것인데 , 짝을 잘 만난 경우에는 상대방이 가진 자질을 올바로 파악한 것이다.  반면 실패한 필은 외모나 분위기로 상대의 모든 부분을 혼자 유추하여 자기 내부에 있는 어떤 대상을 다짜고짜 투사시켜 받는 느낌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그럼 정신분석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파고 들어가면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무의식을 통제하면 잘못된 사랑을 얻을 리 없으니,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무의식세계는 아주 거대하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 조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거대한 무의식의 세계에 조금이나마 의식을 채워가는 일뿐이라고 했다